서평/금융 경제 서평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_ 앙드레 코스톨라니

책투자가 2020. 8. 11. 08:13

집 근처 자주 가는 서점이 있습니다.

구매해놓았던 책을 다 읽고 나면 한 번씩 들러 "경제. 경영" 분야를 한 번 쓰윽 훑어보고 맘에 드는 책을 집으로 가져오는 게 습관처럼 되었죠. 서점에 가면 잘 팔리는 책들을 잘 보이는 곳에 모아놓곤 하는데, 이번엔 잘 모르는 분의 책을 가져왔습니다. (알고 보니 엄청 유명하신 분이더라고요..!)

사실 최근에 출간된 책인 줄 알고 구매했는데 저자분께선 1999년도에 별세하였다고 합니다. 내용을 읽다 보면 IT버블 당시의 느낌을 느끼면서, 어쩌면 너무 오래된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저자분의 투자 철학과 당연하면서도 지키기 힘든 여러 투자 원칙 등을 배울 수 있었던 책입니다. 무엇보다 책에서 유머가 느껴져, 읽는 내내 지겹지 않았습니다.

많은 팬 층을 보유하고 계시고. 그를 롤 모델 삼아 투자를 하고 계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1906년에 출생하시어 세계대전 이후부터 90년이 넘는 역사 동안 투자를 해오셨던 분인 만큼, 워런 버핏과 더불어 투자자로서 극의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는 분인 것 같습니다. 투자는 인간 심리를 기초로 한 예술의 영역이라고 정의한 그, 투자를 배우시는 분이라면 그의 투자 가치관을 배우는 것도 꼭 한 번 거쳐가는 게 좋아 보입니다.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by 코스톨라니

 

 

아래와 같이 인상 깊은 구절 인용해보았습니다.


나는 증권투자자였고 지금도 그렇다

 언론에서는 나를 가리켜 '증권시장의 거목'이라고 하지만, 나는 이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거목을 실수를 모르는 존재이지만 나는 분명히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단지 오랫동안의 경험을 쌓은 증권 전문가일 따름이다. 내일이 어떻게 될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어제가 어떠했고 오늘이 어떤지는 잘 알고 있다.

나는 '투자자'의 의미를 가장 고상한 것으로 이해한다. 내게 있어 투자자는 지성인이며, 정치와 경제를 진단하고 예측해서 그것을 토대로 수익을 창출하고자 심사숙고하는 증권거래인을 의미한다.

 

공급과 수요의 원칙

 주가의 흐름은 무엇보다도 주식을 내놓는 매도자가 주식을 사들이는 매수자보다 더 급박함을 느끼는가 안 느끼는가에 달려 있다. 만약 주식을 가진 사람이 심리적 혹은 물질적 압박감으로 주식을 내놓았는데 돈을 가진 사람은 그와 반대로 살 마음은 있으나 꼭 사야 한다는 압박감에 놓여 있지 않으면 그 주가는 떨어진다. 하지만 돈을 가진 사람이 급하게 주식을 찾고 주식을 가진 사람은 그다지 주식을 팔아야 하는 심리적 물질적 압박감에 놓여 있지 않으면 주가는 상승한다. 나는 이 가르침을 잊어본 적 없다.

 

중앙은행: 금리의 독재자들

 경기가 침체기에 있으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내린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이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용이해진다. 그러나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기업주나 경영진 사이에는 새로운 설비 투자나 상품 개발을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비관론이 광범위하게 퍼진다. 경기가 조금씩 호전되기 시작하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곧바로 올리지 않고 경제 성장을 위협하지 않기 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 이때는 직접투자나 소비가 모든 자금을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으로 갈 만한 돈은 계속 남게 되어 주가는 올라가고 기업 수익도 늘어나게 된다. 이제 기본적인 조건이 맞아떨어진 셈이므로 사람들은 어마어마한 시세 차익을 꿈꾸게 되고, 이때부터 시장은 급격한 상승곡선을 타게 된다.

1967년 초 존슨 대통령은 이렇게 선언했다. "나는 내 집권 기간 동안 금리를 낮추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미국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과 함께 투자자들은 마치 도약판에서 뛰어내리는 다이빙 선수처럼 미친 듯이 월스트리트로 뛰어들었다. 세금 인상에 대한 법안이 의회에서 2년 이상 통과되지 않고 계류 되자, 강세장은 더더욱 물밀듯 한 기세로 나타났다.

 

당신은 부화뇌동파인가, 소신파인가?

 크게 보아 나는 주식투자자를 부화뇌동파와 소신파, 이 두 가지로 분류한다. 소신파는 말 그대로 투자자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그들은 승자에 속하며 그들이 수익을 보는 것은 결국 부화뇌동파 덕분인 경우가 많다. 증권을 가지고 노름하는 이들은 부화뇌동파에 속한다. 그러면 부화뇌동파와 소신파는 어떻게 다른가? 소신파는 옛날 프로이센의 몰트케 원수가 전쟁의 승리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한 네 가지 요소, 즉 4G를 가지고 있다. 4G란 돈(Geld), 생각(Gedanken), 인내(Geduld), 그리고 행운(Gluck)이다.

 

 "증권거래소에서는 머리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엉덩이로 번다"

인내에 대한 나의 생각은 이렇다. "투자에서 얻은 돈은 고통의 대가로 받은 돈, 즉 고통의 결과이다." 처음에는 항상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생각하던 것처럼 된다. 투자의 근거가 되는 진단이 맞으면, 즉 올바른 전제에서 출발한다면 투자는 성공할 것이다. 

나는 주식 투자에 필요한 수학 공식을 고안해 보았다. 2 x 2 = 5 - 1. 즉 마지막 답은 처음 예측한 대로 나온다. 투자자가 "빼기 1"이 나타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충분한 인내가 없으면 다리처럼 무너지고 만다. 그 결과 마지막에 가서 자신의 논리가 맞았음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수익을 얻을 수는 없다.

 

거래량 역시 많은 것을 암시해준다.

 시세 하락 시에 일정 기간 동안 많은 거래량을 보인다면, 이것은 많은 주식이 부화뇌동파의 손에서 소신파의 손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뜻한다.

 오랜 기간 동안 거래량이 적은 가운데 시세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경우라면 이것은 좋지 않은 징조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주식이 아직도 시장 회복을 기다리는 부화뇌동파들의 손에 있다는 뜻이며, 이런 가운데 시세가 조금이라도 내려가면 두려움 속에 그 내림세는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와 반대로 주식 거래량이 많은 가운데 가격이 오른다면 이 것은 아주 좋지 않은 징후이다. 거래량 크면 클수록 증권거래소는 하강국면으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이 거래량 다수가 부화뇌동파라고 한다면? 그들은 다음 주에도 계속 살까?

 거래량이 적은 가운데 주가가 서서히 상승하고 있다면 이것은 아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아무리 중개인들이 "시장 상황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고 주장해도 말이다. 주식의 대부분이 소신파의 수중에 있고 아직 부화뇌동파의 손으로 넘어가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정보: 투자자의 도구

 사람들은 내게 어디서 그 많은 정보와 아이디어를 얻느냐고 묻는다. 나는 정보를 찾아 헤매지 않는다. 그저 발견할 뿐이다. 도둑에게서, 이사회에서, 혹은 장관들이나 유흥가의 여성들에게서도 정보를 얻는다. 다만 은행가와 중개인 그리고 경제학자들은 빼고.

 뉴스는 투자자의 도구이다. 투자자는 뉴스를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미리 예견해야 하며, 어떤 뉴스가 증권거래소에 중요하고 어떤 뉴스가 중요하지 않은지를 알아야 한다. 중요한 뉴스 중에서도 그것이 호재인지 아니면 악재인지 그리고 여론은 뉴스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등을 알아야 한다.

 

투자 조언, 추천 종목 그리고 소문들

 나는 어느 레스토랑엘 가든지 웨이터가 추천하는 메뉴는 절대 주문하지 않는다. 추천 메뉴란 결국 레스토랑이 빨리 팔아 치우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종목이나 투자 조언 또한 90%가 그렇다. 그들에게서 정말 쓸 만한 조언을 구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들이 해주는 조언이라는 것을 가만히 들어 보면 대부분 어떤 은행이나 신디케이트의 주식을 군중에게 떠넘기기 위해 벌이는 작전 내지 홍보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을 장밋빛 분석으로 포장해서 입에서 입으로 퍼지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뉴스를 적당히 통제하고 주가를 조작해 비싸게 만든다. 그런 다음 대중에게 이미 오른 주식을 파는 것은 누워서 떡 먹기다.

 

성장산업: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

 주식시장이 상승 추세라고 판단하면, 투자자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주식을 찾아야 한다. 우선 어떤 산업 분야가 앞으로 가장 전망이 좋은지를 알아내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 나의 원칙을 기억해 달라. 즉, 증권거래소에서 누구나 아는 사실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말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어떤 분야를 선택해서 주가가 상한가로 올랐다면, 그것은 이미 이후 몇 년, 아니 몇십 년의 성장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이론은 개개의 산업 분야 혹은 개개의 종목에도 유효하다. 전체 시장이 상승 운동의 제2국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주식은 과매입된 상태인 경우가 있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이론

 

턴어라운드 주식: 잿더미에서 살아 나온 불사조

 턴어라운드는 전체 시장보다 더 나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기회이다. 턴어라운드 기업이라고 하면 총체적 위기에 놓여 있어 손해를 보고 있고 곧 파산지경에 이른 기업을 말한다. 시세는 물론 바닥이다. 그런데 이 회사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해서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주가는 급속도로 올라간다. 이런 경우를 가장 멋지게 보여 주는 예가 바로 크라이슬러에 투자한 예였다. 1970년대 말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자동차 생산 회사인 크라이슬러가 거의 파산지경에 이르렀을 때 나는 이 주식을 3달러에 샀다. 중개인은 크라이슬러가 망할 것이라면서 빨리 팔라고 했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것이 바로 그들의 한계이다. 망하면 3달러밖에 건지지 못하지만 기업이 회생하면 손실은 30달러 이상일 수 있다. 전설적인 자동차 회사 경영자인 리 아이아코카는 크라이슬러의 재생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다. 그는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고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그 결과 크라이슬러의 시세는 3달러에서 폭등했고, 액면분할과 다임러와의 합병까지 계산하면 150달러에 이르고 있다.

 

10가지 권고 사항

 1. 매입 시기라고 생각되면 어느 업종의 주식을 매입할 것인지를 결정하라.

 2, 압박감에 시달리지 않도록 충분한 돈을 가지고 행동하라.

 3, 모든 일이 생각과 다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그리고 반드시 인내하라.

 4. 확신이 있으면, 강하고 고집스럽게 밀어붙여라.

 5. 유연하게 행동하고, 자신의 생각이 잘못될 수 있음을 인정하라.

 6. 완전히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면 즉시 팔아라.

 7. 때 때로 자신이 보유한 종목의 리스트를 보고 지금이라도 역시 샀을 것인지 검토하라.

 8. 대단한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을 경우에만 사라.

 9. 계속해서 예측할 수 없는 위험 역시 항상 염두에 두라.

10. 다신의 주장이 옳더라도 겸손하라.

 

10가지 금기 사항

 1. 추천 종목을 따르지 말며, 비밀스러운 소문에 귀 기울이지 마라.

 2. 파는 사람이 왜 파는지, 혹은 사는 사람이 왜 사는지를 스스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또한 다른 사람들이 자기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마라.

 3. 손실을 다시 회복하려고 하지 마라.

 4. 지난 시세에 연연하지 마라.

 5. 주식을 사놓은 뒤 언젠가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희망 속에 그 주식을 잊고 지내지 마라.

 6. 시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마라.

 7. 어디서 수익 혹은 손실이 있었는지 계속해서 계산하지 마라.

 8. 단기 수익을 얻기 위해서 팔지 마라.

 9. 정치적 성향, 즉 지지나 반대에 의해 심리적 영향을 받지 마라.

10. 이익을 보았다고 해서 교만해지지 마라.